첫번째 안식년 이야기
7년만에 돌아온 낯선 고국 <2002년 안식년 이야기>
1. <한국, 겨울 그리고 선교관 -2001. 12. 08 >
11/19 (월)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마중 나온 성희와 정우를 따라 김포에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지낸 후에 총회 세계 선교부의 선교관으로 이동했다.
요즘은 콜밴 제도가 있어서 짐이 많아 택시이용이 어려운 것을 보충해주고 있어서 편리하다.
마석 시내에서 좀 떨어진 창현리에 위치한 아파트인데 3개의 방이 있으며 아담하고 편안하여 좋은 쉼터라서 감사하다.
처음 이틀은 수북이 쌓인 먼지와 쓰레기를 치우느라 부산을 떨었고, 모자란 부엌용품을 이것저것 보충하니 이제는 제법 살림하기가 수월하다.
아파트 길 건너에 있는 앞산에 산책을 하다 보니 수북하게 쌓인 솔잎이 발 밑을 간질이고 맑은 공기와 저수지의 낚시꾼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현재 최저 -7도 이하로 낮은 기온에 적응하느라 몹시 어수선하고 힘겹지만 광민이가 가까이 있고, 전혀 낯선 지역에서의 삶이 우리를 한가하게 만들기에 감사하다.
아직은 가족과 친구들과만 연락이 되지만 어제는 전혀 모르는 어느 성도님의 성탄카드와 두 개의 장갑 선물을 받았다.
여동생들이 준 겨울 옷과 최사모님께서 빌려 주신 화영이 무스탕 덕분에 따뜻하게 지내니 감사하다.
수퍼에서 그리고 3, 8일에 열리는 마석 장날에 잊고 살았던 음식들을 상기하며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본다.
김치도 얻기도 하고 사기도 하니 어렵지 않게 적응이 되어 간다.
또한 가까운 곳에 수영장, 사우나, 수퍼가 있어서 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운동을 해본다.
훨씬 편리하고 쉽게 살아 갈 수 있는 한국 생활이기에 시간관리와 경제관리에
지혜와 긴장이 요구된다.
2. <에덴의 집 -2002. 03. 24, 주일>
몇 주 동안 초청한 교회에 가서 설교와 선교보고를 했다.
오늘은 WEC이사이며 특수목회를 하시는 이광우 목사님(김영혜 사모님)댁을 찾아 의왕시에 갔다.
그냥 뵙고 교제하기 위해서였다. 사모님께서 우리 선교편지를 읽으시고 광민이를 보고 싶어 하셔서 전화로 한번 만나기를 청하셨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땅이 약 만평이고 오래된 가옥이 있었다.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하시면서 비닐하우스 몇 동을 지어놓고 그 안에서 예배도 드리고 있었다.
약20여명이 모여서 조용하고 경건하게 주님을 예배하면서 한없는 자유 함과 깊은 친밀감을 느꼈다.
사모님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비빔빕과 된장국 그리고 시원한 물김치를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인삼딸기와 감주를 먹었다.
오후2시에 남편 박선교사의 메시지와 간증 겸 선교보고를 통해 감동스런 오후모임을 가졌다.
광민이와 나는 <옹고나싱아>를 불렀고, 목사님께서 즉석헌금을 통해 격려를 해 주셨다.
파송 찬양과 뜨거운 기도를 통해 우리를 눈물로 위로를 받게 해주셨다.
오후에는 넓은 밭에서 여 집사님과 쑥을 캐면서 교제를 나누다 보니 강경여고 2년 선배라는 걸 알게 되어 더욱 반갑고 편한 시간을 보냈다.
광민이 또한 청년들과 오랜만에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집사님께서 분위기가 전통적이며 멋진 <옹기와 종기> 집에서 버섯전골을 대접해 주셔서 이목사님 내외분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사모님께서 옷을 챙겨주시고 친밀하게 대해주셔서 친정에 온 듯한 푸근함을 만끽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3. <2002 FIFA 월드컵 축구 경기 - 2002. 06. 18>
우리나라는 폴란드와 2:0 으로, 미국과 1:1, 그리고 포르투갈을 2:1 로 이겨서 꿈에 그리던 16강에 진출해서 큰 축제의 날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탈리아를 2:1 로 이겨서 8강을 따낸 기적을 만들어냈다.
대표팀 선수들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영웅이 되었다. 온통 붉은 티셔츠를 입은 몇 백만 명의 거리 응원단과 국민들은 기쁨과 환희 행복의 절정을 만끽하고 있다.
모두가 깜짝 놀라서 갖가지 뉴스가 만발이다. 응원을 너무 심하게 해서 이비인후과와 정형외과에 입원환자가 늘어나고..... 월드컵 증후군으로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에피소드가 늘고....사람이 모이는 곳 - 체육관, 공터 음식점, 카페, 회사, 학교, 교회, 절등 - 에는 대형 TV가 설치되어 응원을 하는 붉은 군중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린다.
이제는 유아들까지도 대~한 민국 짜~작 짝 짝짝 또 하나 오~~~ 필승 코리아 (3번) 오오오오오 또한 3명의 대표선수에게 병역 면제를 해줬고, 히딩크를 귀화 시키고 계속 우리 팀의 감독으로 남아있게 하는 걸 논의 중이란다.
그의 리더쉽을 연구하느라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바쁘단다. 한국 대표팀을 맡은 지 500일 지난 지금의 월드컵의 결과는 그의 ‘가르침’ 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제일 열심히 한 것은 체력훈련이었다. 그리고 유럽식의 조직력을 보강해 주는 훈련과 인선 시에는 철저한 실력을 기준으로 하고 학연, 지연을 무시한 파격적인 선수 선발이었다.
정확한 진단과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고 개인 실력 향상 정보 관리를 컴퓨터에 한눈으로 볼 수 있게 분석하고 정리하는 정보 시스템의 활용이 퍽 치밀했다.
56세의 그는 한국으로 건너와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다.
이런 때 남편은 베트남에 나가 있어서 재방송하는 경기내용을 녹화 해 놨다.
안식년으로 들어와 월드컵 때문에 특별한 보너스의 6월을 보내고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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