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한인선교사 협의회 사료집
발 간 사
박 영 주 선교사
(재휘지 한인 선교사 협의회 제3대 회장)
파충류와 포유류의 차이는 기억력 문제라고 합니다. 포유류는 파충류와는 달리 기억을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을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문명의 이기와 발전도 과거의 기억을 유지하고 잘 활용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의식 없는 실존은 일상성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역사의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기독교 자체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의 예언서는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역사의식을 갖도록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복음의 사실성과 역사성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신약성경의 첫 페이지에서도 마태복음 기자는 예수님의 족보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은 역사를 뛰어넘어 하늘에서 떨어진 분이 아님을 강조하였습니다. 기독교는 과거와 함께 하는 종교이며, 과거 없이는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헬라적 사고는 미래에 대하여 판도라의 상자처럼 막연한 희망을 갖지만 히브리적 사고는 분명한 하나님 언약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음을 봅니다.
특히 선교사에게 역사의식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역사의식을 가진 선교사는 사역을 점검하고 정비하며 계획을 세울 뿐만 아니라 그것을 기록으로 정리하며 그 중요성을 아는 자일 것입니다. ‘역사’에 대한 현대 역사학자들의 보편적인 견해는, 역사는 단순한 연대기적 기록을 넘어 의미 있는 이야기의 선택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며 문제해결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ACTS의 정흥호 교수는 “선교사는 선교지의 역사를 연구하고 그 중요성을 알며, 사역 현장의 사실과 가치 해석의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하는 사람이며, 문제해결까지 시도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선교사는 역사가이며, 또한 반드시 역사가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받들고 한국 선교사들이 휘지 땅에 온 지 15년이 지났지만 기록된 선교 자료가 전혀 없어서 오는 선교사마다 처음부터 다시 선교적 정보를 수집하고 정책을 수립하면서 불필요한 낭비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이에 한국인 선교사들의 휘지 선교의 연속성을 위한 휘지 선교 정보를 정리하고, 후배 선교사들의 정착과 사역을 위한 기본 자료를 제공하며, 한국인 선교사들의 사역에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한국인에 맞는 선교전략을 모색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한인 선교사들의 휘지 선교 사료집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들의 각기 바쁜 개인 사역 일정과 기초 자료의 부족으로 처음부터 완벽한 내용을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시도하지 않은 것보다 더 큰 죄는 없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목표를 향한 징검다리의 그 첫 돌을 놓는다는 마음으로 편집위원을 구성하고 ‘재휘지 한인선교사 선교 사료집 1호’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바라기는 계속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서 더욱 수준 높은 사료집이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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